대한민국을지켜야
오래된 주택과 아기자기한 상가 무엇보다 응봉근린공원의 푸른 숲길이 어우러져 정겨움을 자아낸다.그러나 지난해 봄 북한 한남동 운봉공원 앞에 공원폐쇄 절대반대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문제의 발단은 국공립어린이집 설치였다.우리 구는 동별구립어린이집을 두 곳 이상 갖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땅값이 워낙 비싸 쉽지 않다.특히 한남동은 여덟 군데의 후보지를 물색해 보았지만 쉽지 않았다.지역 대부분이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것도 문제였다. 파격이 필요했다.마침 서울시의 국공립 어린이집 1000개 확충 계획과 맞물려 공원 내에도 어린이집 설치가 가능해졌다.구는 응봉근린공원 일부를 활용해 어린이집을 조성하기로 했다.고맙게도 LG복지재단 어린이집 건립 사업에 우리구가 선정되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응봉근린공원은 시유지로 구는 시구간 토지교환을 통해 지난해 7월 북한남동 어린이집 건립 부지를 최종 확보했다.이후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원 훼손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3층 규모의 자연친화적 건축물을 조성하기로 했다.한 주민은 공원 내에 건축물을 짓는 데 어떤 타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녹지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것에 공감할 수는 없다.어린이집 확충과 공공보육 정책은 인구 절벽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의 비극을 막기 위한 것이다.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도시는 희망이 없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2016년 말 기준으로 북한 동남쪽 지역에는 영유아 6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자녀들의 부모는 집 근처에 국공립어린이집이 조성되기를 간절히 원한다.섬 같은 곳이라 어린이집을 찾아가 이사를 결정하기도 한다.이들의 외침을 귀담아 듣는 것도 용산구의 몫이다.구는 응봉공원을 절대 폐쇄하지 않는다.공원 면적 67만4000㎡의 극히 일부를 미래세대를 위해 할애할 뿐이다.구는 앞으로도 응봉공원을 철저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다.
2017년 6월 16일 <서울신문> 기고